어느 땐, 깊고 깊은 사랑의 늪에 빠져 온전히 잠기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모든 것 내어 놓고 그 사랑만으로 살고, 죽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아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느 땐, "더 많이 고통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을 아프게 하고 절망과 슬픔을
남김없이 받아들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의 사치들을 쓸어 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느 땐,하염없이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낯 모르는 곳으로 투벅투벅 걸어가 끝없이 끝없이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 삶에 찾아왔던 서러움과 안타까움을 다
토해버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느 땐,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생각에 빠져
한없이 불안 할 때가 있습니다.
좋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 일일이 붙잡고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하고
물어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참 기쁨은 즐거운 일이 있을 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참 기쁨은 시련 뒤에 찾아오는 작은 감사입니다.
참 평화는 풍요로움 속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참 평화는 고통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바라볼때 찾아옵니다.
참 희망은 내 손에 많은 것이 있을 때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참 희망은 모든 것을 포기할 때 찾아오는 자유로움 가운데 있습니다.
참 빛은 밝을 때 찾아오는 빛이 아닙니다.
참 빛은 칠흑의 어둠 속에서 만나는 불빛입니다.
고독 때문에 뼈아프게 살더라도 사랑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고통때문에 속 아프게 살더라도 이별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사람의 일이 사람을 다칩니다.
사람과 헤어지면 우린 늘 허기지고 사람과 만나면 우린 또 허기집니다.
언제까지 우린 사람의 일과 싸워야 하는 것일까요.
사람 때문에 하루는 살 만하고 사람 때문에 하루는 막막합니다.
하루를 사는 일이 사람의 일이라서 우린 또 사람을 기다립니다.
사람과 만나는 일 그것 또한 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천양희-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가다 이따금씩 말에서 내려
자기가 달려온 쪽을 한참동안 바라보고선 다시 말을 타고
달린다고 합니다.
말이 지쳐서 쉬게 하려는 것은 아니고 자기가 쉬려는 것도 아니라
혹시 너무 빨리 달려 자기의 영혼이 미쳐 뒤쫓아오지 못했을까봐
자기의 영혼이 돌아올 때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
바쁘게 살다보니 영혼을 돌볼 틈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며 자기 영혼이 돌아올 때를 기다리는 인디언의 모습이
그리워집니다.